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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아주 평범한 마녀들
the very first person
w. 카롱
완벽한 짝이 아니어도 괜찮아. 너는 이미 내 생의 가장 큰 사건이니까.
Synopsys
뉴턴은 유례 없는 평온한 시대를 맞았습니다. 수십 년 전에 비하면 마수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왕국민들은 마법사의 필요를 조금씩 잊기 시작했습니다. 잊을 만하면 간간이 뉴턴에 얼굴을 들이미는 마수의 존재 때문에 로우드는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습니다. 마수의 공포에 떨지 않아도 괜찮은 세상, 좋은 세상이죠. 이런 시대에 당신과 KPC는 로우드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전 첫 시험이 끝났고, 우리는 마수 대비 훈련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1. 윗치인 PC를 위해
미스 유레이니아가 가르쳐준 대로 마녀에게는 패밀리어가 있습니다. 윗치가 필드에서 나오고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패밀리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죠. 목숨을 맡길 정도의 관계라니, 미래의 패밀리어와 얼마나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동기들이 하나둘씩 패밀리어가 될 사람을 찾는 동안 PC는 생각합니다. 누가 PC의 패밀리어가 될까요? 그리고…PC는 누구와도 패밀리어를 맺지 않겠다 선언했던 KPC가 조금 신경 쓰입니다.
-2. 소서러인 PC를 위해
미스 카렌듈라는 소서러가 자력으로 필드에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로우드에서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잘 적응하다 보면 고위 공무원으로서 명예를 얻어 출세하는 것도 금방이겠죠. 그런데…로우드 학생으로서 내딛는 첫 발짝, 순조롭기 그지없어야 할 PC의 출발선에 약소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PC는 KPC가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시나리오 주의사항
※ 본 시나리오는 크툴루의 부름 7판과 임주연 작가님의 작품 씨엘(CIEL - The Last Autumn Story)을 원작으로 한 2차 창작물입니다. 기본적으로 KP가 원작을 숙지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작성되었으므로 KP가 원작을 정독하지 않은 경우 마스터링이 어렵습니다.
- 아주 평범한 마녀들(아마녀)은 크툴루의 부름(CoC) 제7판의 룰을 사용하는 팬 창작 시나리오입니다. 이 작품은 비공식 2차 저작물이며, 원작자와 번역자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 상술했듯 임주연 작가님의 작품 씨엘(CIEL - The Last Autumn Story)/이하 '원작'으로 표기의 세계에서 진행되는 시나리오로, 씨엘 기반의 캐릭터들로 세션을 진행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작성하게 된 시나리오를 웹공개 및 배포합니다. 원작을 정독하는 데에 지장이 있는 스포일러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원작을 정독하지 않은 경우 마스터링이 어렵습니다. 가급적 KP와 PL 모두 원작을 일독하시기를 권유드립니다.
- 성장 3부작의 1부입니다. 후속 시나리오의 단초가 되는 내용을 다루므로 세션의 분위기는 다소 가벼울 확률이 높습니다. 편히 즐겨주세요!
- 룰(CoC)에 맞도록 원작의 세계에서 크게 변경된 설정이 있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부분이기도 하고 꽤 코어한 변경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이에 민감하신 분께서는 열람과 플레이를 재고해주세요. 이 변경점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개변하여 플레이를 진행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 윗치/소서러 모두 플레이할 수 있지만 윗치 페어를 기준으로 작성되어 있으므로 윗치-소서러 혹은 소서러 페어로의 플레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개변이 필요합니다.
- KPC와 PC는 1학년이며, 필드를 여는 수업을 배웠습니다. 두 사람 다 자신의 필드 속성을 알고 있습니다.
- 시나리오 관련 문의는 @CARON__CARON의 DM으로 부탁드립니다. 시나리오 카드는 라이터가 자체 제작한 것이니 세션 카드로도 자유롭게 이용해주세요. 2차 가공 괜찮습니다.
시나리오 기본 정보
제국과 왕국이 생겨난 이래 지금은 전례가 없었을 정도로 평온한 시대입니다. 가끔 잊을 만하면 마수가 나타날 뿐인지라 뉴턴의 주민들은 마수의 습격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수십 년 전부터 로우드의 존폐 논의가 있었지만 왕국의 중요한 전력이 되는 마법사들을 키우는 학교인 만큼 재정에 다소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존속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에 따라 그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귀중한 전력의 낭비라는 이유를 들어 메이지가 로우드의 운영에 관여치 않게 된 지도 거의 1세기가 지났습니다. 로우드의 교사는 미스 유레이니아와 미스 카렌듈라로, 두 사람은 패밀리어 관계입니다. 두 사람 모두 마법 학교의 선생인 만큼 상응하는 존경을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미스 유레이니아를 겨냥한 악의적인 소문이 돌고 있는 것만 제외하면요.
마수가 거의 자취를 감춘 시기라고는 하나, 유사시를 대비해 마수가 나타날 때를 가정하여 모의 훈련을 실시합니다. 마수의 습격이 워낙 적은 시대인지라 학생들은 귀찮은 연례행사쯤으로 치부하지만요. 그 외에도, 3학년 학생들이 외부의 의뢰를 받는 등의 풍조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졸업한 학생들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왕국을 위해 일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으로 서로를 직시하게 된 날이 왔습니다.
PL 정보
1/ 아마녀의 KPC는 패밀리어가 무엇인지 배웠을 때부터 패밀리어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KPC에게는 이와 관련하여 약소한 백스토리가 추가되지만, KPC의 고유한 캐릭터성을 크게 해치는 정도는 아니므로 KPC나 PC나 성향을 크게 타지는 않습니다. 편히 결정해주세요.
- PC는 패밀리어가 될 사람을 달갑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KPC는 패밀리어를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두 사람이 반드시 패밀리어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2/ 윗치인 경우에는 패밀리어라는 연결고리가 있지만 소서러는 패밀리어 관계에 준하는 연결고리가 없으므로 사전에 KPC와 PC가 룸메이트로 배정되었다고 설정해도 괜찮습니다. 이 때엔 방을 같이 쓰게 되었던 학생들이 퇴학당했거나 입학시험에 불합했거나 3학년이라 기숙사를 자주 비운다/애당초 처음부터 2인실이었다 등 KPC와 대화를 자주 나눌 수 있는 설정을 넣어주시면 즐겁습니다.
이후로 키퍼 정보가 이어집니다.
플레이어로 세션에 참여하실 경우 열람을 권하지 않습니다.
진상
A. 시리즈의 진상
1. 마수와 마법
이 세계의 마법이란 이계의 힘입니다. 이계의 마법을 요그 소토스의 힘과 결부지어 일반적인 인간 또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곧 마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 범위의 공간을 잠시 자신의 것으로 하여 다루는 힘, 필드는 이계와 현실을 연결하는 통로이며 요그 소토스가 관장하는 영역입니다.
수십 세기 전, 요그 소토스의 힘 일부를 받은 신자들 중 이계의 지식에 몰두했던 자들은 그들이 받은 시공간의 힘을 목숨의 위협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아주 짧은 시간만 자신이 다룰 수 있는 공간(필드)을 열고, 늦기 전에 이 공간에서 빠져나오면 죽지 않는' 방식으로 변형하는 데 성공합니다. 현대의 마법사들이 활용하고 있는, 술자가 필드를 여는 짧은 시간 동안 원하는 대로 마법을 사용하여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이때부터 골자가 잡혔습니다.
마법을 안정화한 방식은 예상 이상으로 효과적이었습니다. 신도들은 요그 소토스에게서 힘을 받은 자가 아닌 일반 인간들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되었습니다. 신도들은 마법을 보편적인 힘으로 만들고, 마법이 인간의 일상생활에 침투해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되었을 때 우리에게 마법의 힘을 하사한 요그 소토스의 신앙을 퍼뜨리겠다는 목표를 갖습니다. 하지만 교단이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었습니다. 신앙 없는 일반인들 중 자신의 필드를 열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필드를 열 수는 없었던 겁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특질이 대를 이어 유전된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아직 마법사와 비마법사를 가르는 명확한 요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마법을 사회에 깊이 침투시키려던 의도는 적중하였으므로 마법사는 엄연한 사회적 계층이 되었고, 사람들은 마법사와 비마법사로 나뉘었습니다. 어떤 왕국은 왕위 계승자들의 마법적 능력을 견주어 왕위를 물려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마법사의 수는 비마법사에 비해 턱없이 적고, 마법사의 대다수가 요그 소토스를 이계의 신 정도로 치부하였으므로 교단의 의도와 달리 교단의 위상은 조금도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마법사들은 마법사들의 등장과 함께 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마수를 퇴치하는 데에 삶을 바치게 되었으므로 요그 소토스의 교단이 곧 마법의 기원이라는 사실은 너무 쉽게 잊혀졌습니다. 사교도들이 보기에는 배은망덕한 일이 따로 없습니다. 그들을 마법사로서 살게 한 것이 요그 소토스이고 요그 소토스를 숭배하는 교단인데, 감히 그 사실에 감사함조차 느끼지 않는 것도 모자라 그들이 이용하는 힘이 요그 소토스의 힘이라는 것조차 잊어버리다니요? 하지만 마수의 규모가 사교도들마저 위협할 정도로 커져버렸던지라 마법사들에게 이의를 제기하자는 의견은 마수의 출현이 적어질 때까지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평화에 가까운 시대가 왔습니다.
아무튼, 이런 것들을 흔히 모르는 게 더 나은 진실이라고 합니다. 마법이 사실은 요그 소토스와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마수가 나타난들 아무도 마법을 사용하려 하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로우드를 비롯한 마법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진실을 가르치지 않고, 진실을 다룬 서적들을 로우드 지하 도서관의 아주 깊은 곳에만 보관하고 있습니다. 마법의 기원으로부터 수십 세기가 흐른 지금 마법의 실체에 관해서는 왕국의 메이지를 비롯한 교사진들조차 잘 모릅니다.
뉴턴과 왕국에 나타나는 마수들은 외우주의 산물입니다. 이 별의 마법사들이 이계의 힘을 끌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외우주의 존재들이 이 별의 존재를 인식하고, 발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마법과 마수는 그 위력이 정비례하는 관계입니다. 마법사들이 더 깊은 지식에 도달하고 강력해질수록 이 세계에는 더 많은 마수들이 출현하게 되며, 역으로 세계가 평화로워질수록 마수들의 출현은 줄어듭니다.
2. 요그 소토스의 교단
요그 소토스의 신도들은 요그 소토스의 힘을 사용하면서 그를 숭배하지 않는 마법사들을 괘씸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사교도들은 요그 소토스를 숭배하지 않는 오만한 마법사들에게 꾸준히 협박 편지를 보냈습니다. 마법이 강력했던 시대에는 이 협박을 사교도의 헛소리로 치부하여 넘길 수 있었지만, 세계가 평화에 가까워진 지금은 꽤 무게감 있는 협박이 되고 있습니다.
'그분의 힘을 사용하는 주제에 그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다니 어리석음을 알라. 괘씸히 여긴 그분이 너희를 벌하리라. 이 세계는 그분에게 바쳐질 것이고 마법사들은 세계를 지킬 수 없을 것이다.' 미스 유레이니아가 받는 편지도 정확히 같은 내용입니다. 최근 몇 년간 뉴턴에 일어난 마수 사건은 전부 요그 소토스의 교단에서 로우드를 노려 공격한 것이며, 앞으로 사교도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를 일입니다.
본 시나리오에서, 미스 유레이니아는 로우드의 대변인으로서 교단에 다시는 로우드의 일에 관여치 말라는 편지를 작성하여 PC에게 전달을 부탁하게 됩니다. 아주 ―한 마녀들 시리즈의 단초가 되는 행동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시나리오 가장 하단, '그리고...' 요약글을 참고해주세요.
B. 아주 평범한 마녀들 키퍼용 정보
3. 패밀리어
소서러는 윗치에 비해 미미한 정도의 마법을 다루지만 필드를 자력으로 닫을 수 있습니다. 윗치는 강력한 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으나 스스로 필드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윗치가 필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이계로 끌려가 요그 소토스에게 닿게 됩니다. 그만큼 윗치에게 있어 패밀리어의 존재는 중요합니다.
세계 자체가 평온한 지금은 마법사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할 일이 거의 없으니 나 하나의 행동에 누군가의 목숨이 달려 있다는 사실에 덜컥 겁을 먹는 마녀들이 많고, 패밀리어와의 관계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학생들이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누군가에게 목숨을 맡길 각오는, 목숨을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쉬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미스 카렌듈라가 아이들의 상담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패밀리어란 마법사들에게 있어 굉장히 특별한 존재입니다. 무한한 신뢰로 엮여 있는 관계, 그리고 서로뿐인 관계. 누구나 한 번쯤은 원하게 되는 관계니까요.
4. 미스 유레이니아와 미스 카렌듈라
소피아 유레이니아 웨인, 미스 유레이니아는 독을 다루는 마녀이고, 지금까지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유레이니아 본인이 결혼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지만, 아주 강력한 독을 다루는 마녀이기 때문일까요? 뉴턴에는 그녀를 칭송하는 말만큼이나 악의적인 낭설들이 소문으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평민 출신이긴 하지만 원체 똑똑한 여자라 미래의 남편을 아주 쉽게 죽일 거라는 둥, 미스 카렌듈라의 남편도 언젠가는 유레이니아의 손에 죽을 거라는 둥…. 그럼에도 워낙 명망이 높은 마녀인지라 유레이니아에게는 지금도 혼담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레이니아 본인은 세간의 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매정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공사분별에 능합니다.
헬레나 카렌듈라 클라크, 즉 미스 카렌듈라는 식물을 다루는 마녀입니다. 슬하에 자식이 둘 있는 기혼자입니다. 로우드를 졸업한 선배와 결혼했고 서로 묵묵히 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생 시절에는 로우드의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지만 유레이니아를 따라 교사가 되었습니다. 매서운 인상의 외모와는 달리 세심하고 속이 깊어 제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표현이 아주 풍부한 다혈질입니다. 그녀 나름대로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하고자 하는 듯하지만 유레이니아의 소문을 들으면 가장 분개하는 사람이 카렌듈라입니다. 패밀리어를 편애하고 있다는 걸 티내는 사람이죠.
미스 유레이니아는 교사가 천직이라 할 만큼 사명감이 깊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학생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올곧은 점은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미스 유레이니아는 학생들이 위험에 처하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필드를 열고 마법을 쓸 겁니다. 카렌듈라를 남겨두는 것도 개의치 않고요. 미스 카렌듈라는 이런 패밀리어의 성향을 아주 잘 알고 있고, 유사시에는 유레이니아가 카렌듈라를 택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 또한 알지만 이해합니다. 미스 카렌듈라에게도 패밀리어 이상으로 중요시해야 하는 것―가르치고 지켜야 할 학생들과 가정이 있으니까요.
로우드에 다니던 시절 두 사람은 서로를 보자마자 어떤 예감 같은 것을 느꼈고, 여러 조건이 잘 맞아서 패밀리어가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패밀리어가 된 계기는 관계를 대하는 태도가 아주 비슷하기도 했고, 패밀리어에게 기대하는 바도 아주 비슷해 서로가 이 사람이라면 문제없이 패밀리어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목숨과 같은 거창한 말은 오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서로를 사랑하냐고 물으면 부정하지 않는 관계이고, 지금까지 관계를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레이니아와 카렌듈라는 겉보기에 굉장히 드라이한 관계인지라 두 사람을 본 학생들이 패밀리어에게 품었던 기대를 깨뜨리는 경우도 숱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껏 쭉 서로의 곁을 지켜온 패밀리어입니다. 서로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서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평온한 세계의 평범한 마녀들일 뿐, 두 사람은 특별함을 서로의 이름으로 빗댈 수 있는 패밀리어입니다.
5. KPC
KPC는 PC를 보는 순간 첫눈에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성애의 의미를 포함한 사랑이든, 조금 더 숭고한 의미의 감정이든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뭐든 좋습니다. KPC가 자기 감정을 알고 있어도, 모르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KPC는 PC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윗치 KPC
하지만, KPC에게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학우들에게 '나는 누구와도 패밀리어를 맺지 않겠다'는 의견을 공공연하게 밝힐 정도의 목표가요. KPC는 메이지가 되고 싶어합니다. 허무맹랑한 소원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KPC가 메이지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확고합니다. 본문은 마수의 완전한 섬멸을 목표로 삼은 KPC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지만 그 이유에 관한 설정은 자유롭습니다. (복수심, 왕위 계승자가 되고 싶어함, 명예욕 등)
- 소서러 KPC
소서러인 KPC도 윗치 KPC와 같은 이유(메이지가 되고 싶다)를 가질 수 있지만, 윗치처럼 '반강제적으로 패밀리어가 반드시! 필요한' 소서러 KPC를 위해 다른 선택지 하나가 추가됩니다. KPC는 이미 메이지입니다. 학우들에게는 당연히 숨깁니다. 국왕의 묵인 하에 탑에 갇히기 전 로우드에서 수학하게 되었다는 설정 등의 차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남성 메이지 KPC에게도 패밀리어가 있어야 하며, 메이지의 패밀리어는 성별에 구애받지 않으므로1) 윗치 PC에게도, 소서러 PC에게도 패밀리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소서러(메이지) KPC는 소서러인데도 패밀리어에 관심을 가지는 특이한 아이, 정도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1) 아마녀에서는 남성 메이지 역시 패밀리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정을 차용합니다. 원작 메이지들의 과반에 가까운 수가 이성 패밀리어를 가지고 있어 추가한 문장입니다. 시나리오 내부에서는 메이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알고 있는 정보로 취급합니다.
KPC가 패밀리어를 만들지 않겠다 한 것도, 현재 왕국에서 메이지의 패밀리어가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이지에게는 패밀리어가 반드시 있어야만 하니 패밀리어를 만들지 않겠다는 말은 치기 어린 발언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KPC는 입학 시험에 통과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 도서관으로 가서 책 한 권을 뽑아들었습니다. 《로우드의 은밀한 비밀》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마녀에게 패밀리어란 필요치 않다! 이 책을 읽는 자라면 누구나 마법의 진실을 알고 메이지가 될 수 있다」로 시작하는―누가 읽어도 진위 여부를 의심하게 되는 책입니다. KPC는 어떤 계기로든 《로우드의 은밀한 비밀》이 다루는 내용을 알았고, 이 책을 조사하겠다는 목적을 갖게 됩니다.
- 귀족 신분인 KPC라면 상위의 유력 귀족 혹은 집안 내부에서 별도의 조사 명령을 받았을 수도 있고, 평민 신분의 KPC라면 신문에서 그 책을 가십거리로 다룬 기사를 읽었을 수도 있습니다. 별 목적 없이 도서관에 갔다가 아주 우연히 발견했을 수도 있겠죠. 진지하게 조사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어도, 참고용으로 가볍게 살펴보는 정도여도 괜찮습니다. KPC가 도서관에서 그 책을 읽어보기만 하면 됩니다.
《로우드의 은밀한 비밀》은 읽는 자를 로우드의 지하 서고에 닿도록 이끕니다. 독자로 하여금 마법의 비밀에 관심을 가지도록 등을 떠미는 목적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KPC 역시도 자연스레 책의 내용에 이끌렸습니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누군가의 특별한 사람이 되라니…어렵죠. 하지만 PC의 출현으로 KPC가 책을 읽는 진도는 아주 더뎌진 상태입니다. 더구나 KPC는 PC에게 끌리고 있는 상황이니 완독까지는 아주 요원해 보입니다. KPC는 메이지가 되고자 하는 목표와 PC의 패밀리어가 되고 싶은 바람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그 두 가지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메이지인 KPC는 '패밀리어가 필요 없다'는 말에 흥미를 느끼고 이 책을 읽게 됩니다.
이 책의 결론은 '로우드의 지하 서고에 마법에 관한 진실이 있다. 이것을 알면 누구나 메이지가 될 것이다'입니다. 이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할 시간이 필요하고, 오컬트에 관심이 있는 학생조차도 다 읽는 데 몇 주 정도가 소요됩니다. KPC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책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머리를 쓰기 시작합니다.
***
며칠 전부터 로우드 교내에는 매일 밤마다 도서관에 마수가 나타났다가 해가 뜨기 전 홀연히 사라진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3학년들은 헛소문 취급하고 2학년들은 신입생들을 놀리기 위한 장난으로 받아들여 암암리에 같이 소문을 퍼뜨리는 것으로 동참했지만 1학년들은 아무래도 걱정을 하게 마련입니다. 이 소문은 KPC가 《로우드의 은밀한 비밀》을 독점적으로 조사하고자 지어내어 퍼뜨린 거짓 소문입니다. 그 때문에 KPC는 PC가 도서관에 가지 말라고 말려도 듣질 않습니다.
※ KPC가 《로우드의 은밀한 비밀》 대신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마수를 조사하려고 한다는 동기로 개변하는 안 또한 있습니다. 마수 역시도 이 세계의 우주적 비밀에 맞닿아 있으니까요. KPC의 백스토리에 조금 더 걸맞거나 KP 기준 조금 더 편하신 쪽으로 골라주세요.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목표여도, 강제력이 작용해 쉽사리 포기할 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KPC에게 마법의 실체를 알 수 있는 목표가 있지만 PC로 인해 그 목표로 가는 길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6. 우리의 이야기
KPC에게 PC는 도서관의 책 이상으로 KPC의 주의를 끌고 있는 존재입니다. 도서관의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책과 PC와의 관계, 두 가지에 동시에 집중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책은 뒷전이 되고 KPC는 PC를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KPC는 마법의 진실을 알 기회와 평범한 마법사로서의 삶을 이어갈 기로에 서 있습니다.
KPC는 조만간 미스 카렌듈라에게 상담을 받기로 했고, 면담은 내일 오전으로 잡혔습니다. 미스 카렌듈라의 연구실은 미스 유레이니아의 연구실 바로 옆에 있습니다.
-1. 윗치
우리는 서로를 본 순간 어떠한 예감을 느꼈습니다. KPC는 PC와 패밀리어가 되고 싶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을 수도, 도서관의 책에서 본 문구가 마음에 걸려 패밀리어라는 존재 자체에 의구심을 버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마녀가 안전하게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패밀리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나 PC가 패밀리어를 원하는 것 같다는 점이 KPC에게 어떤 방향으로든 조바심을 내게 합니다.
-2. 소서러
우리는 서로를 보는 순간 어떠한 예감을 느꼈습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소서러에게도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면 주저없이 서로의 얼굴부터 떠올리지 않았을까요. PC뿐 아니라 KPC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입학한 동급생일 뿐인데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1/ 패밀리어
“에이미랑 오로라가 패밀리어가 되기로 했대!”
그 한 마디가 신입생들의 교실에 몰고 온 파장은 엄청났습니다. 어떻게? 누가 먼저 되자고 했대? 그럼 지금부터 에이미랑 오로라는 패밀리어야? 숱한 물음 한두 마디가 합쳐지다 보니 오후의 자습 시간은 지금껏 로우드에서 보냈던 시간 중 가장 소란스러운 때가 되었습니다. 교실에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고, 여학생뿐만 아니라 남학생들도 적잖게 관심을 보이며 귀를 세웠습니다. 동기들 중 가장 처음으로 패밀리어가 되기로 했다는 아이들이 등장했으니까요.
PC 바로 앞에 앉은 아이, 신입생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소식통인 캐시가 기다렸다는 듯 몸을 뒤로 돌려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넌 아직 그애들 이야기 잘 모르지, PC? 에이미랑 오로라는 부모님끼리 알고 지내던 사이여서 아주 오래 알았대! 원래 단짝 같은 사이였나 봐. 서로 마녀인 줄도 모르고 자랐는데 알고 보니 단짝도 마녀였던 거고. 운이 정말로 좋았던 거지. 이야…부럽다. 걔들은 이제 마수를 봐도 안 무섭겠지?”
첫 시험을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패밀리어를 찾았다니, PC도 은근한 부러움을 느낍니다. 그 아이들은 큰 고민 없이 패밀리어가 되었겠죠? PC와 캐시의 주변으로 동급생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순식간에 이야기꽃을 피워냅니다. 캐시가 동급생들의 물음에 막힘없이 답해주고 있는 걸 보니 패밀리어에 대해서 꽤 많이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PC도 캐시에게 묻고 싶은 것들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RP 포인트
Q. 이런 정보는 어떻게 알아냈나?
A. “척 하면 척이지 뭐. 내가 그 둘이랑 룸메이트잖아?”
Q. 오래 알고 지낸 사이면 패밀리어가 되기 쉬운가?
A. “그렇대! 귀족들은 아예 아가씨의 패밀리어를 키운다는 말도 있던걸. 그치만 아주 어릴 때부터 이 사람이 네 패밀리어다, 하고 딱 정해져 있으면 재미없을 것 같아. 난 패밀리어를 내 힘으로 찾고 싶단 말이야.”
Q. 너는 패밀리어를 구했어?
A. “아니. 난 느낌이 오는 사람이랑 하고 싶은데 아직 못 찾았어. PC 넌 느껴본 적 없니? 이 사람이 내 패밀리어다! 하는 느낌 말야. 있지, PC. 혹시 패밀리어가 되고 싶은 사람 없으면….”
다음 순간 남학생 중 한 명이 “야, 야. 미스 카렌듈라 온다!” 라고 작은 소리로 경고합니다. PC 주변에 서 있던 아이들은 금세 자리에 돌아가 앉습니다. 소란스러웠던 교실은 빈 어항 속처럼 조용해집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척 적당히 위장하다 보면 복도 쪽으로 난 창문 너머로 미스 카렌듈라의 모습이 보입니다.
미스 카렌듈라는 우리들의 선생님 중 한 분입니다. 험악한 인상과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무서워하는 학생들이 적잖지만 아주 자상하신 분입니다. 소란스러운 주변을 조용히 시키는 데엔 미스 카렌듈라 이상의 적임자가 없습니다. 미스 카렌듈라는 교실 안을 들여다보다가 교실을 지나쳐 걸어갑니다. 미스 카렌듈라가 사라진 쪽으로 고개를 빼고 있던 여학생이 고개를 끄덕이자 굳어졌던 분위기가 풀립니다.
“나 진짜 숨 막히는 줄 알았어.”
“웬만한 마수도 미스 카렌듈라 앞에선 맥을 못 추릴 거다 야.”
어쩌면 우리는 미스 카렌듈라의 필드 안에 있는 게 아닐까요? 교실이 시끄러워질 때마다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오시는 걸 생각하면 아주 허무맹랑한 의문은 아닙니다. PC 앞에 앉아 있던 캐시가 다시 뒤로 돌아 앉습니다.
“그런 농담 하면 안 돼. 너희, 학교 도서관에 진짜 마수가 나타난다는 소문 돌고 있는 거 몰라?”
PC가 캐시에게 소문에 대해 더 물어본다면 캐시는 ‘밤마다 도서관에 마수가 나타나고 해가 뜨기 전에 사라진다고 한다. 1학년 누군가가 도서관에 놓고 온 반성문을 가지러 갔다가 마수의 그림자를 보고 꽁무니 빠지게 도망쳤다고 한다’는 소식을 알려줍니다. PC에게 마수를 조심하라는 말을 해 주면서요.
얼마지 않아 자습 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립니다. 아이들은 썰물처럼 교실에서 빠져나갑니다. PC는 교실을 나서자마자 책을 잔뜩 안은 채 서 있는 KPC와 마주칩니다. 눈이 마주치자, 그래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도 걸음이 절로 멈춥니다.
그래요. PC는 KPC를 볼 때마다 KPC가 PC에게 ‘무언가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KPC의 이야기를 꼭 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 또한 받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선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느낌입니다. 온몸이 KPC 앞에서 긴장하는 것 같고, KPC에게서 무슨 말이 나올지 집중하게 됩니다. 지금도 KPC는 PC에게 할 말이 있어 보이는 얼굴입니다. 얼굴에 어린 표정을 살피니 꽤 마뜩찮아 보입니다.
“부럽나 봐. 패밀리어 말야.”
KPC의 입에서는 패밀리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KPC는 분명 동급생들이 있는 앞에서 패밀리어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그런 KPC가 패밀리어를 화제로 꺼냈군요.
RP 포인트
KPC와 PC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KPC는 PC에게 다른 패밀리어가 생길까 조바심을 내고 있어 비교적 경직된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KPC는 PC에게 패밀리어가 있었으면 좋겠냐고 묻고, 생각해둔 사람이 있는지 묻습니다.
- PC가 질문의 의도를 묻는다면 아무래도 서로에게 하나뿐인 관계가 패밀리어니 그 한 사람을 위해서는 PC의 마음과 의사가 가장 중요할 테고, 그게 누구에게 향해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라는 변명을 해도 좋습니다.
- PC가 답을 하거나 대답을 유보할 경우, 혹은 KPC에게 왜 누군가의 패밀리어가 될 생각이 없냐고 묻는 경우 KPC는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KPC 성향에 따라 A, B 중 하나를 택일해주세요.
- A. KPC는 패밀리어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만 KPC의 성향에 따라 곧바로 PC에게 패밀리어 관계가 되겠냐는 제안을 할 수도 있습니다. PC는 (놀람, 당혹 등 KPC의 말을 듣고 느끼는 감정과는 관계없이) 찰나의 의구심을 느끼게 됩니다. 패밀리어를 만들지 않겠다고 한 KPC가 왜 PC에게 이런 말을 한 걸까요?
- B. KPC는 가장 의지할 사람을 고작 십 대 후반에 정해야 하는 시스템에 의구심을 표하고, 남의 손을 빌리는 게 꺼려진다고 말하며 패밀리어가 필요하지 않은 마법사가 될 거라고 말합니다. 패밀리어를 고사하는 진짜 이유(미래의 패밀리어를 내 개인적인 목표에 휘말리게 할 것 같아 미안해서)는 숨깁니다.
“내가 누군가의 패밀리어가 되지 못하더라도…혼자서도 마수에 대적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난 패밀리어가 꼭 필요하진 않은 마녀가 될 거야. 평생 필드를 열지 않고 살면 패밀리어는 없어도 돼.”
필드를 여닫을 수 없다는 건 곧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그럼 마수가 나오면 KPC는 누가 지켜주나요? 그렇게 복도에서 패밀리어를 주제로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뜻밖의 목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옵니다.
“PC, KPC. 벌써 패밀리어 문제로 심도 깊은 고민을 하다니 열의가 대단하군요. 이곳이 복도가 아니었다면 칭찬해 주었을지도 몰라요.”
이 목소리는…미스 유레이니아입니다. 화사한 인상의 외모와는 사뭇 다르게 냉엄하고 까다로운 원칙주의자로 유명한 미스 유레이니아가 지금처럼 입꼬리만 올려 웃고 있다면 학생들은 최대한 빨리 저지른 잘못을 생각해보아야만 합니다. 생각해 보니…로우드의 복도는 꽤 좁고, 우리는 서로에게서 꽤 떨어진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길을 비켜 서면 미스 유레이니아가 화사한 웃음을 보입니다.
“마침 잘되었네요. KPC, PC. 오후내로 긴요히 다녀와야 할 곳이 있답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유레이니아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명령을 내립니다. 졸지에 KPC와 함께 심부름을 다녀와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제 갓 입학한 1학년에게 시키는 일이니 어려운 일은 아니겠죠? 미스 유레이니아를 따라 유레이니아의 사무실로 갈 수 있습니다.
미스 유레이니아는 뉴턴의 기차역까지 가서 올해 새로 개정된 뉴턴의 지도를 받아오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역과 학교는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금방 끝낼 수 있는 심부름입니다. 유레이니아가 건네주는 마차삯을 받아들고 인사를 하면, 미스 유레이니아는 두 사람을 배웅합니다.
“패밀리어에 관한 고민이라면 미스 카렌듈라를 찾아가세요.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에는 그만한 달인이 없답니다.”
2/ 미스 유레이니아의 심부름
해가 기울고 있는 뉴턴은 오늘도 평온합니다. 적당한 왁자함이 거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뉴턴 내부에는 로우드 교복을 입은 두 사람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행운 성공] 마차를 찾으러 가는 동안 티룸 주인이 두 사람을 불러 세웁니다. 교복이 빳빳한 걸 보니 신입생이 분명하다며 차 한 잔을 무상으로 타 건네줍니다.
[행운 실패] 굉장히 우울해 뵈는 인상의 누군가가 두 사람을 다급하게 부릅니다. 그 사람은 두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로우드에 입학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다른 때라면 질문에 답을 할 시간이 났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급하니 적당히 돌려보내고 기차역으로 가는 마차를 잡아봅시다.
마차가 대기하는 곳까지 왔을 때엔 군중들의 소리가 뒤섞여 사람들의 소리를 명확히 구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KPC가 마부와 상의를 하는 동안 PC는 마차들이 줄지어 늘어선 주변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듣기 성공] 귀를 기울여 보면 유난히 귓가에 쏙쏙 박히는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저게 로우드 교복이지?”
“어. 그 마법사들이 다닌다는 학교.”
“거기 무슨 무시무시한 마녀 하나 있다고 하지 않았어?”
“마수도 꽁무니 감춰버린 마당에 무시무시는 무슨. 그냥, 서른이 다 될 때까지 결혼도 안 하고 독만 다루는 마녀가 있다고….”
“독이면 마수나 사람이나 아주 그냥 확 죽여버릴 수도 있단 거잖아. 어우, 불길해.”
[듣기 실패] 마부와 이야기를 나누던 KPC가 갑자기 매서운 표정으로 뒤쪽을 돌아봅니다. 저들끼리 소름이 돋은 것마냥 팔을 쓸고 있는모습이 보이는데,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KPC에게 영문을 물으면 미스 유레이니아에 대해서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해줍니다. PC가 조금 더 캐물으면 험담의 내용도 간략히 말해 줍니다.
뉴턴의 주민들이 로우드의 교복을 보고 미스 유레이니아의 험담을 하다니, 아무래도 미스 유레이니아는 좋지 않은 쪽으로 유명한 모양입니다. KPC와 함께 마차에 올라 기차역까지 가는 동안 미스 유레이니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KPC는 유레이니아의 필드가 독이 맞고, 젊은 나이에 권위있는 직책을 제의받았을 정도로 마법이 강력하다 보니 나도는 소문들이 굉장히 험악하다는 정보를 전달해 줍니다. 미스 유레이니아를 직접 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게 되는 모양이지만요. 미스 카렌듈라가 선생님이 된 것도 미스 유레이니아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 막 필드를 여는 법을 배우는 우리에겐 아주 먼 이야기 같지만, 새삼 로우드의 교사라는 자리도 예사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멈추어 선 마차에서 내리면 뉴턴의 기차역이 보입니다. 뉴턴의 새 지도는 아무래도 [역무실]에 문의하면 되겠죠.
[역무실] - 역무원 두 사람이 역무실에 앉아 있습니다. 뉴턴의 새 지도를 받으러 왔다 하면 PC의 소속을 묻습니다. 아무래도 역무원들은 로우드의 교복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뉴턴 전역에 마법사들이 나설 일이 거의 없어졌다 보니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기분이 묘하기도 하네요. 심부름을 마치면 역무실에서 나설 수 있습니다.
타고 온 마차로 돌아가려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역무실로 갈 때까지만 해도 본 적 없는 인파입니다. 그 짧은 사이에 무슨 일이 난 걸까요? 가까운 곳에서 꽃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귀를 기울여보면 "저 사람이 윗치 로지아야?" 하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섞입니다.
[지능or교육 성공] 윗치 로지아라면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본 적 없는, 아주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것으로 유명한 마녀입니다. 아무래도 유명한 마녀가 나타나서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몰린 모양입니다.
[지능or교육 실패] 윗치 로지아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유명한 마녀가 나타나서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몰린 모양입니다.
◇ PC는 윗치 로지아가 있는 쪽으로 가볼 수도, 로지아를 무시하고 마차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마차로 돌아간다면 아래 장면을 생략해주시고, 구분선 아래 사람들에게 치여 길을 잃는 장면부터 재개해주세요.
'윗치 로지아'에게로 가까이 다가가면 윗치 로지아를 볼 수 있습니다. 화려하고 붉은 드레스를 입은 로지아의 손끝에서는 꽃잎이 눈송이처럼 피어납니다. 바람이 불자 작은 광장이 꽃향으로 가득해집니다. 구경꾼들은 홀린 것처럼 로지아의 손끝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PC가 로지아를 구경하는 사이, KPC가 소리를 낮춰 PC를 부릅니다. 어딘가 이상하지 않냐면서요. 그렇습니다. 로지아의 모습은 공무차 마법을 사용하는 것치고는 조금…이상합니다. 로우드에 다니는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움직이기 불편해 보이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도 그렇고, 로지아의 꽃은 마법으로 피워낸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관찰력] 판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아도 로지아의 근처에는 패밀리어로 추정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나마 신기해하는 표정을 짓지 않는 사람은 스트라이프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남자 뿐이네요. 로지아와 꽤 닮은 얼굴입니다.
[듣기] 판정으로 상황을 파악해 보아도 '윗치 로지아가 왜 여기 있지?' '몰라. 뉴턴에 일 있어서 온 거 아냐?' 라는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뿐인 걸 보니 딱히 행사가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KP 정보 - 요그 소토스의 교단에 소속된 마녀와 술사입니다. 두 사람은 쌍둥이입니다. 마수 '자이언트 라바'를 풀어놓기 위해 뉴턴에 왔고, 뉴턴 기차역에서 윗치 로지아를 알아보는 사람과 마주쳐 부득이하게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죽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는 마녀는 없을 테니 우리가 신경 쓸 일은 아니긴 합니다. 그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 PC는 KPC와 PC를 유심히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게 됩니다. 뒤돌아 살펴보아도 시선의 주인은 모습을 감추어 찾을 수 없습니다.
***
윗치 로지아가 불러온 인파는 도저히 흩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치이고 치이는 동안 PC는 마차가 있는 방향을 향해 정처 없이 걷습니다. 어느 순간 PC의 몸이 우악스레 떠밀리는가 싶더니, 주변에 낯선 사람들만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KPC. KPC를 잃어버렸습니다.
눈앞에는 마차는커녕 전혀 본 적 없는 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어거지로 짜맞추어 이어붙인 건물들과 쇠 냄새, 각양각색의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느리게 흐르는 구름 뿐. 응당 곁에 있어야 할 로우드의 녹회색 교복은 보이지 않습니다.
PC가 KPC를 놓친 걸까요, KPC가 PC를 놓친 걸까요? 로우드로 돌아가는 마차 삯이 KPC에게 있으니 KPC를 무조건 찾아야 합니다. KPC도 PC를 두고 가지는…않겠죠? 마침 근처에는 [표지판]과 [티룸]이 보입니다.
[표지판] 길거리에 세워진 표지판입니다. 이곳에서 주요 거리까지 가는 길과 방향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뉴턴 기차역까지는 2700피트(약 890m, 도보 10분 가량)라고 합니다. 꽤 멀리 떨어진 곳까지 걸어왔네요.
[티룸]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은 티룸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는 곳입니다.
같은 시각 KPC는 PC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개는 PC의 선언에 따라 다르게 진행됩니다.
◇ KPC를 기다린다 - 길을 잃었을 때에는 가만히 있는 게 해답이라고 배웠습니다. PC는 이곳을 지키고 서 있기로 합니다. 언제쯤 KPC가 이곳에 도달할지는 모르겠지만 연노랑 예쁜 티룸이 있는 곳만큼 특징적인 장소도 없으니까요.
- 그대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슬슬 다리가 아파올 때쯤 KPC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 PC가 티룸으로 들어가면 주인 할머니는 교복을 알아보고 반가워합니다. 주인 할머니의 반응에서 '로우드 학생, 그리고 마법사들은 일반인들에게 신비한 존재이기 때문에 뉴턴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윗치 로지아가 그랬던 것처럼, 로우드 학생이 이 티룸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문을 내거나 로우드 학생이 티룸에서 마법의 꽃차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을 내면 KPC가 듣고 올 수 있지 않을까요? PC가 행동을 결정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호객 행위를 하거나 소문을 내다 보면 오래지 않아 KPC가 PC 앞에 나타납니다.
◇ 뉴턴 기차역으로 돌아간다 - 이곳에는 마침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을 곳, 혹은 마차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도시의 인파는 생각보다 많고, 기차역에 가까워질수록 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온 길을 되짚어 가기도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잡아 기차역으로 가는 길을 물으며 나아가도 오래 걷지 않아 난관에 부딪힙니다.
걷기에도 지쳐 주저앉고 싶어질 즈음, 문득 익숙한 꽃향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 보면 윗치 로지아와 눈이 마주칩니다. 사람들의 규모는 이전에 비해 조금 줄어든 상황이지만 여전히 많습니다. 이 정신 없는 상황에서 윗치 로지아는 PC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윗치 로지아도 마법사입니다. 로우드의 교복을 알아본 거겠죠? 어쩌면 KPC의 행방도 기억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로지아에게 다가가 KPC의 행방을 묻거나 로우드 교복을 입은 사람을 보았는지 물으면 로지아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기차역과 가까운 남서쪽에서 로우드 교복을 입은 사람을 보았다고 알려줍니다. 로지아가 일러준 대로 남서쪽으로 쭈욱 가다 보면 아주 다급하게 무언가를 찾고 있는 사람처럼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KPC를 찾을 수 있습니다.
PC가 다시 만난 KPC에게 윗치 로지아가 방향을 알려주었다는 말을 하면 KPC는 고개를 갸웃합니다. 쉴새없이 PC를 찾아 온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윗치 로지아는 어떻게 KPC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었던 걸까요?
KP 정보 - 요그 소토스의 술사가 두 사람을 발견하고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간신히 다시 만난 KPC와 함께 마차가 있는 쪽으로 가려는데, 제 갈 길을 가는 사람들 사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쭈뼛거리며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옵니다. 스트라이프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입니다. 윗치 로지아의 근처에 있었던 그 사람입니다.
“로우드의 학생이시죠.”라고 운을 떼며 다가온 남자는 PC에게 [잘 봉해진 편지]를 건넵니다.
[편지] 척 보기에도 좋은 재질이 사용된 이 편지에는 귀족 가문의 문장으로 추정되는 복잡한 문장이 찍혀 있습니다. ◆ 시에라에 거주했다는 설정이 있거나 귀족 설정인 PC라면 이 대목에서 [교육] 판정으로 이런 가문의 문장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편지 겉봉에는 정결해 보이기까지 하는 필체로 ‘로우드의 소피아 E. 웨인 귀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KP 정보 – 요그 소토스의 교단에서 유레이니아에게 보내는 협박 편지입니다.
“미스 유레이니아에게 전해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어딘가 못 미더워 뵈는 남자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부리나케 사라집니다. 집배원을 통하지도 않고 편지를 전해 달라니, 이 편지엔 무슨 내용이 적혀 있을까요? 미스 유레이니아에게 이걸 보여줘도 괜찮을까요? 어쩐지 찜찜한 기분이 남지만, 미스 유레이니아에게 온 편지이니 우리는 전달해드리는 것 이상으로 관여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편지의 내용을 뜯어 읽고자 하는 PC에게는 편지의 봉인을 다시 붙이기 어려울 거라는 사실을 들어 한 번 정도는 만류해주세요. 그럼에도 편지를 뜯어서 읽어보려 한다면 편지가 마법으로 한 번 더 봉인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더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는 걸까요? 읽고자 하더라도 KPC와 PC의 스펠로는 봉인을 해제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 심부름은 마쳤으니, 마차를 타고 다시 로우드로 돌아갑시다.
3/ 미스 유레이니아
미스 유레이니아의 사무실로 돌아가니 향긋한 차향이 느껴집니다. 티 테이블에는 심부름을 마친 두 사람을 위한 다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PC가 뉴턴의 지도와 편지를 건네면 유레이니아는 그 자리에서 봉인을 뜯어 편지를 읽습니다.
[심리학 성공] 편지를 읽는 순간 미스 유레이니아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습니다. 곧 평소다운 표정으로 되돌아오기는 했지만, 아주 크게 동요한 것이 분명합니다.
[심리학 실패] 미스 유레이니아가 무언가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교실에서도 본 적이 없는 진지한 표정인데, 아무래도 중요한 내용인가 봅니다.
유레이니아의 표정은 곧 가벼워집니다.
“크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네요.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편지예요.”
만나보고 싶다, 그 문장과 정황상 ‘중요한 일’로 추측할 수 있는 점은 구애의 편지 따위입니다. 미스 유레이니아에게는 중요한 내용이…아닐까요? 구혼 편지냐는 질문을 하면 유레이니아는 긍정합니다. PC가 질문을 하지 않더라도 구혼자가 보낸 편지인 것마냥 가정합니다. 유레이니아는 KPC와 PC에게 다과를 내어주는 동안 대수롭지 않은 투로 자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전보다는 결혼 이야기가 많이 줄기야 했지만, 제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건 여전하네요.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밝혀도 이렇게 혼담이 들어오죠.”
RP 포인트
◆ 미스 유레이니아가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의 예시입니다. 큰 주제는 유레이니아의 소문과 패밀리어입니다. PC 쪽에서 먼저 패밀리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면 유레이니아가 먼저 ‘두 분은 패밀리어에 대해서 꽤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운을 뗍니다.
- 유레이니아는 자신을 둘러싼 소문을 전부 알고 있습니다. 결혼 이야기가 적게 들어와서 소문이 나쁘게 나는 편이 오히려 달갑다나요. 알고 있는 소문을 몇 가지 들려주기도 합니다. ‘평민 출신이지만 너무 똑똑해서 미래의 남편을 아주 쉽게 죽일 것이다’, ‘미스 카렌듈라의 남편도 언젠가는 유레이니아의 손에 죽을 것이다’, ‘미스 유레이니아가 결혼하지 않는 건 패밀리어 때문이다’….
- 헬레나(미스 카렌듈라)를 각별하게 생각하는 건 맞지만 헬레나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있는 건 아닙니다. 자신을 존중해줄 수 있는 남편감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작위가 낮은 귀족 가문에서도 혼담이 수 차례 들어왔지만 로우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자신에게는 가장 행복한 일이고, 교사로서의 직업 활동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밝힙니다. 미혼 여성을 존중치 않는 이 시대에는 파격적인 의사 표현입니다.
- 미스 카렌듈라는 애당초 교사가 될 생각이 없었지만 미스 유레이니아가 교사가 되고 싶어했기 때문에 교직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마녀가 패밀리어의 곁을 떠나면 안 되니까요. 두 사람과 같은 평민인 미스 카렌듈라의 남편은 어떤 반대 의견도 표하지 않는다나요.
- 미스 유레이니아의 평판이 좋지 않다면 패밀리어인 카렌듈라의 평판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유레이니아는 카렌듈라가 자신의 생각을 존중해 준다고 말합니다. 교사가 되고 싶다 말했을 때도, 질 나쁜 소문에 함께 연루될 때에도 말입니다.
[관찰력 성공] 미스 유레이니아가 미스 카렌듈라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중간중간 표정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비교적 사무적인 태도로 소중한 패밀리어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카렌듈라의 이름을 발음할 때마다 순간순간 생기를 띠는 것처럼.
PC가 어떻게 미스 카렌듈라와 패밀리어 관계가 되었냐고 묻는 경우 유레이니아는 명료하게 대답합니다.
“헬레나에게 가장 관심이 갔기 때문이에요.”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이 있다, 유레이니아는 그 느낌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말로 운을 뗍니다. 특별한 관계는 한 발짝 가까이 내딛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니까요. PC나 KPC가 미스 유레이니아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유레이니아는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목숨과 얽혀 있는 이상 마녀들의 관계는 어려울 수밖에 없죠. 아쉽지만 저는 좋은 상담자가 못 된답니다. 누구에게나 나를 가장 먼저 생각해 주는 패밀리어는 나타나게 마련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너무 먼 미래를 생각지도 말고 현재를 보세요. 아주 오래 함께하게 될 것 같다, 그런 예감은 쉽게 깨지지 않는답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에요.”
세 사람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꽤 흘러 있습니다. 돌아올 때만 해도 하늘이 서서히 어둑해질 뿐이었는데 벌써 해가 다 졌습니다. 유레이니아는 두 사람을 배웅합니다.
“내일은 모의 훈련이 있는 날이니 둘 다 일찍 쉬세요. 수고 많았어요, KPC, PC.”
두 사람은 함께 유레이니아의 사무실을 나섭니다.
4/ 패밀리어 제안
※ ‘KPC가 매일 도서관에 간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KPC와 PC 사이에 패밀리어라는 화제를 자연스럽게 끌어내기 위한 이벤트이므로 KP 판단 하에 진행되지 않아도 괜찮은 이벤트입니다. 캐시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KPC가 아닌 PC로 설정해서 진행해도 좋습니다. KPC와 PC가 둘 다 소서러라면 캐시가 관심을 보이는 쪽으로 개변해 주시거나 생략해주세요.
기숙사로 통하는 복도를 따라 걷는데, 누군가가 KPC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옵니다. PC에게도 익숙한 동기, 캐시입니다. KPC와 PC가 함께 심부름을 갔다는 소문이 난 걸까요? 하지만 PC를 본 캐시는 PC만큼이나 놀란 얼굴입니다.
“와, 웬일로 둘이 같이 있네?”
아무래도 캐시는 KPC에게 용건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캐시는 PC가 있든 없든 개의치 않습니다. 이 자리에서 바로 해도 괜찮은 이야기라나요. PC가 먼저 자리를 벗어나고자 하면 보내주시고, 이야기를 같이 듣고 싶어하면 캐시가 본론을 꺼냅니다.
“KPC, 우리 패밀리어가 되지 않을래?”
KP 정보 – 캐시는 2학년 선배들에게서 KPC가 늦은 시간에 도서관으로 가는 걸 봤다는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습니다. KPC가 무얼 읽고 있는가, 까지는 알지 못하지만요.
“네가 다른 아이들이 모르는 걸 알고 있다고 들었거든. 마수 소문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도서관에 들르는 것도 그렇구…. 내 패밀리어는 나랑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이기를 바라. 어때? 생각해 볼래?”
캐시는 KPC와 패밀리어가 되어도 괜찮고,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KPC를 설득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KPC가 적당히 대답을 하면 캐시는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는 말을 남기고 기숙사 쪽으로 사라집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을 뿐인데, 흡사 폭풍이 휩쓸고 간 듯합니다. KPC와 패밀리어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눈앞에서 보게 되니 신경이 쓰입니다.
◆ KPC가 캐시에게 생각해 둔 사람이 있다는 말로 거절의 의사를 표현했다면 KPC가 분명 ‘패밀리어로 생각한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것 같다며 한 번 더 짚어줍시다. 아주 완곡한 거절일 수도 있겠지만, PC에게 한 말과는 방향이 전혀 다르니까요.
5/ 한밤의 도서관
어느새 해는 하늘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곳곳마다 놓여 있는 초가 저녁의 복도를 밝히고 있습니다. 슬슬 기숙사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입니다. 그런데, 나란한 방향으로 걷던 KPC는 갈라지는 복도에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어디 가는지 물으면 KPC는 도서관으로 간다고 답합니다.
요즈음 분명 해가 지면 도서관에 마수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KPC는 그 소문을 헛소문 취급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우린 이제 막 필드 여는 법을 배웠을 뿐인데 도서관에 갔다가 정말 마수를 만나기라도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PC는 KPC를 만류할 수도 있고, 기숙사로 돌아갈 수도 있고, KPC를 따라가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KPC 역시도 성향에 따라 ‘위험하지 않을 거야. 걱정되면 같이 가볼래? 설마 겁나?’ 등의 말로 PC를 회유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신경 쓰이게 행동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기숙사로 돌아간다 – 뭐, KPC가 알아서 하겠죠. 다치지 않는다고 큰 소리를 내는 걸 보면 믿는 구석이 있는 걸지도요. KPC가 아주 많이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설마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요? KPC와 PC가 룸메이트라면 아주 늦은 시간에 돌아온 KPC와 대화하는 이벤트를 넣어주세요. PC는 기숙사 방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 KPC를 만류한다 – KPC 성향에 따라 PC와 함께 기숙사로 돌아갈 수도, PC의 만류를 거절하고 KPC 혼자만 도서관에 갈 수도 있습니다. 도서관이야 하루쯤 가지 않아도 그 책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 KPC를 따라가겠다고 한다 – 함께 도서관으로 갈 수 있습니다. 아직 저녁 시간대인데, 설마 마수를 만나겠어요! 다음 스크립트로 이어집니다.
인적이 있어야 할 도서관은 소문의 여파인지 휑합니다. 그나마 안쪽에 있었던 한 명도 KPC와 PC가 들어오는 소리에 놀라 도서관에서 도망치듯 나갔습니다. KPC는 꼭 찾는 책이라도 있는 것처럼 도서관 어딘가로 걸어갑니다. KPC는 곧 제본 상태가 썩 좋지 못한데다 [수상해 뵈는 책] 한 권을 꺼냅니다.
[수상한 책] 책의 제목은 《로우드의 은밀한 비밀》입니다. 한 손에 쥐려면 손아귀를 최대한 벌려야 할 만큼 두껍습니다.
PC는 이 책을 보는 순간 아주 위험한 느낌을 받습니다. 누군가 읽는 걸 금지한 것도 아닌데, 저 책을 멀리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1d2/1d4) PC가 책 내용에 호기심을 표한다면 KPC는 책의 서문을 펼쳐 보여줍니다. 핸드아웃을 배부해주세요.
《로우드의 은밀한 비밀 ― 서문》 이 책을 읽는 자는 누구나 마수를 스펠 하나로 무찌를 수 있는 메이지가 될 수 있다! 마녀에게 왜 패밀리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은 이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독자에게 마법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의 경지에 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는 만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마법 활용의 아주 근본적인 전제이다. 필드를 화려하게 펼치는 데에 필요한 신변잡기들에 집중하지 말고, 이 책이 독자에게 제시하는 방향대로 마법의 근원에 집중하라.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까맣게 모른 채 살아가는 놀라운 비밀은 다름아닌 로우드에 숨겨져 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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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있는 이상 왕국에 메이지가 이렇게 없을 리 없는데…. 수상합니다. 서문만 읽어보아도 KPC가 이 책에 속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책에선 어떤 마법사든 메이지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마녀에게 패밀리어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어. 그 이유가 책에 밝혀져 있다고 해서 읽고 있는데, 읽는 게 쉽지가 않아서 아직 반도 읽지 못했어.”
그 내용이 무엇이든, 썩 좋은 내용은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 로우드의 비밀이라는 것을 꼭 파고들어야만 할까요? 마법사들 대부분이 모르고 살아가는 내용이라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도 아닐 텐데 말입니다. PC는 이 책에 본능적인 경계와 거북함을 느끼게 됩니다.
◆ KPC가 패밀리어를 생각할 겨를도 없을 만큼 이 책에 깊이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필해주세요. 마수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경우에는 《마수 연구 입문서》라는 책을 대신 찾게 해 주셔도 좋습니다. 상급생들이나 읽을 법한 책처럼 내용이 깊은데다 마수의 탄생 가설(‘마수 역시도 우주에서 탄생했지만 정확한 기원은 인간이 추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완전한 미지다’)부터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간략하게 제시해줍시다.
PC가 KPC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면 KPC는 책을 읽지 않고 PC와의 대화에 집중하게 됩니다.
KPC는 KPC가 이 책을 조사하게 된 이유를 말하고, 도서관에 나타난다는 마수 이야기는 KPC가 도서관에서 방해받지 않고 책을 읽으려고 지어낸 소문이라는 사실도 밝힙니다. 이렇게 책을 읽고 있지만 요즘은 이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PC)이 생겨서 점차 소홀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점도요. KPC가 PC의 패밀리어가 되고 싶어하는 건 티만 낼 뿐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습니다.
서로 적당히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KPC는 내일 오전 일찍 선생님과의 상담이 잡혀있어 기숙사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합니다. 마침 내일 오후에는 마수 습격에 대비한 훈련도 있으니, PC도 이만 기숙사로 돌아가 휴식을 취해봅시다.
6/ 카렌듈라의 상담
오전 수업은 필드를 다루는 수업이었습니다. 1학년들이 처음 참여하는 훈련이 있는 날이다 보니 평소처럼 이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실습 속성 강의에 가깝게 진행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는 걸 이 교실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PC, 미스 카렌듈라의 지시에 따라 손을 앞으로 내밀고 집중해봅시다.
[정신력 성공] PC는 오늘도 성공적으로 필드를 열었습니다. 이제는 필드를 열었다는 걸 느낌으로나마 알 것 같습니다.
[정신력 실패] 오늘은 평상시에 비해 집중이 잘 되지 않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일까요? 오늘따라 필드라는 것이 너무도 어렵게 느껴집니다.
미스 카렌듈라는 아이들 한 명 한 명 보아주고 조언을 합니다. PC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KPC 앞으로 간 미스 카렌듈라는 KPC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립니다. 미스 카렌듈라의 세심한 지도 방식 때문인지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은 순식간에 울립니다. 미스 카렌듈라는 교실을 나서기 전 학생들에게 짧은 로드 한 자루씩을 나누어줍니다.
“1학년은 아직 마법을 다루는 게 익숙지 않아 훈련 중에는 사위 경계 임무를 맡게 될 거다. 너희 선배들이 어떻게 필드를 열고 마법을 사용하는지 잘 살펴보도록.”
학생들의 대답을 들은 카렌듈라는 교실에서 나서기 전 KPC를 호출합니다. KPC는 자리를 정리하고 미스 카렌듈라의 뒤를 따릅니다. 아이들은 미스 카렌듈라가 교실 밖으로 나선 다음에야 한 마디씩 하기 시작합니다.
“쟤 뭐 잘못했어?”
“너 뭐 아는 거 없냐, 캐시?”
캐시 역시 아는 바가 없는지 고개만 가로저을 뿐입니다. 미스 카렌듈라가 기분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고 분위기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KPC가 무슨 실수를 해서 부르신 건 아닌 것 같죠. PC가 교실을 나서려 하면 캐시가 갑자기 PC를 불러세웁니다.
“잠깐, 잠깐. PC! 미스 유레이니아의 호출이야. 훈련 전까지 꼭 사무실에 들러 달라고 하시더라. 용건이 있으신 것 같던데?”
미스 유레이니아는 기특한 제자에게 함께 차나 마시자고 부를 분이 아닙니다. 확실히 용건이 있어 부르신 거겠죠. 더 늦은 오후에는 훈련 준비로 정신이 없을 테니 그나마 여유가 있는 지금 찾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사무실 앞으로 가 보면 미스 유레이니아가 자리를 잠깐 비웠다는 문패가 보입니다. 사무실 문까지 잠겨 있어 미스 유레이니아가 돌아올 때까지 잠깐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문득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소리가 들리는 쪽을 돌아보면 미스 카렌듈라의 사무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미스 카렌듈라의 사무실 안에는 KPC가 있을 텐데…. 아니나다를까,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래,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꾸나. 너는 마녀이면서도 패밀리어를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그 이유가 무엇이니?”
“저는 누군가의 이상적인 파트너가 되어줄 수 없을 것 같아요.”
PC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더 들을지, 듣지 않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 호기심을 죽이고 듣지 않기를 선택한다면 미스 유레이니아가 올 때까지 복도를 왕래하며 시간을 때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복도가 워낙 조용해 띄엄띄엄, 몇 문장이 PC의 귀에 흘러듭니다. PC가 듣는 내용은 아래의 가이드를 참고해 KP가 선택해주세요. PC와 카렌듈라에게 들키지 않고 유레이니아와 함께 사무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 PC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몰래 듣는 것이니만큼 최대한 기척을 죽이고 듣는 것이 좋겠다고 권해주세요. PC의 행동에는 잠시간 제약이 생기겠지만, PL께 PC의 반응(감상 혹은 속내 표현)을 적극적으로 보여도 괜찮다고 미리 말씀드려도 좋습니다! (PC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수록 이후의 키퍼링이 수월해집니다.) 다음으로 진행됩니다.
KP 노트 – KPC는 메이지가 되고 싶어하는 자신이 패밀리어를 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패밀리어에게 미안한 일일 것 같다고 패밀리어를 구하지 않기로 한 진짜 이유를 밝힙니다. KPC 성향에 따라 상담의 내용을 가감해주세요. 아래 제시된 대담 전문은 예시입니다.
- 이 안온한 시대에 나는 패밀리어의 발목만 잡을 것 같아서, 언제까지나 학생일 때처럼 소중한 관계일 수는 없을 테니까, 입학하고 PC를 보는 순간 PC와 패밀리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메이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내가 패밀리어가 되어달라 말하는 건 PC에게 못할 짓 같아서, PC와 친해지고 싶지만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관계로 시작한다면 관계가 틀어질 것 같아서 등 PC의 주의를 끌 수 있는 내용을 골라봅시다.
KPC의 말을 듣고 있던 카렌듈라는 답해줍니다.
“네가 정말로 메이지가 될 수 있는가 없는가는 둘째치더라도, 미래에 해야 할 고민을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지금 하고 있구나.”
“선생님은 잘 맞는 분과 패밀리어가 되었고…선생님도 처음 패밀리어를 찾을 때엔 두려우셨잖아요.”
“소피와 난 너희가 패밀리어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것처럼 딱 들어맞는 사이가 아니었어. 서로 지향하는 점 역시도, 그 때도 달랐고 지금도 달라. 우리는 잘 맞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든 관계를 잘 지키는 것이지.”
“하지만 두 분은 정말 친해 보이셨는데….”
“자주 싸우기도 해. 하지만 다른 이들이 우리더러 패밀리어로서 부적합하다는 평을 내린 적이 있나? 지금도 패밀리어 간의 신의만큼은 잘 지키고 있잖니. 꼭 누군가에게 이상적인 패밀리어가 되어줘야 한다거나 서로 완벽하게 들어맞아야 한다는 편견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
“선생님은 관계를 망칠까 봐 두렵지는 않으셨나요?”
“글쎄. 상상해본 적은 있지만 그게 현실이 된 적은 없었어. 우리는 항상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중요한 일들을 결정했으니까. 일단 관계를 맺는다면 자연스럽게 조율하게 될 거야. 가족과 아주 안 맞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가족이 아니라고 하지는 않잖니.”
KPC는 미스 카렌듈라와 패밀리어 상담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PC는 어느덧 두 사람의 대화를 집중해서 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은밀행동 성공] 카렌듈라도, KPC도 PC를 눈치채지 못합니다. 카렌듈라가 말을 이어갑니다.
[은밀행동 실패] “거기, PC.” 미스 카렌듈라가 정확하게 PC의 이름을 부릅니다. PC도 모르는 사이 미스 카렌듈라가 알아차릴 만큼의 기척을 내 버렸나 봅니다. 미스 카렌듈라는 사무실 안으로 PC를 들어오게 하고, 깜짝 놀란 얼굴의 KPC 옆에 앉게 합니다. 1학년이면 누구나 패밀리어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게 나을 거라면서요.
“불안해하는 것도 이해한다. 너희들은 이제 막 만났으니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 턱이 없지. 하지만 관계라는 것은 걸음을 내딛어야만 발전하는 것이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네 패밀리어가 되어도 괜찮냐고 묻고 생각하는 게 백 번 나을 거라고 말해보마. 어떤 작위성은 아주 멋진 필연을 만들어내기도 하니 말이다.”
미스 카렌듈라는 PC를 옆에 둔 자리에서도 거침없이 하던 상담을 계속합니다.
“네가 하고 있는 고민은 나와 상담할 것이 아니라 네 미래의 패밀리어와 조율해야 할 이야기야. 네가 그렇게 메이지가 되고 싶어하는 게 미래의 패밀리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이라면, 패밀리어가 되지 못할 건 뭐니? 그 다음은 서로가 정하는 거야. 신중한 아이라면 그 때 거절할 테니 말이다.”
◆ KPC와 PC가 소서러라면 마녀들에게는 패밀리어의 필요성이 반드시 따르기 때문에 그런 관계를 나타내는 용어가 생겼을 뿐, 두 소서러들도 충분히 패밀리어만큼 의지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줍니다.
PC가 미스 유레이니아에 관해 묻는다면 카렌듈라는 짧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미스 카렌듈라도 미스 유레이니아가 없는 현실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와 가정보다 소중해질 수는 없겠지만 우선순위가 밀린다 해서 소중함이 희석되는 건 아니니까요. 미스 카렌듈라의 이야기는 조금 더 길어집니다.
“너희는…패밀리어가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 마녀에게 당연한 관계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목숨을 지켜 줄 사람을 찾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상에 들일 사람을 찾는 거라고 생각해야 해. 패밀리어를 사랑하고 아끼는 건 부차적인 일이야. 패밀리어의 의무, 곁에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히 여겨질 테니 완벽하게 들어맞는 패밀리어가 되지 않아도 괜찮아. 부담부터 느끼고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긴 하지만요. 무어라 더 말하려던 미스 카렌듈라는 갑자기 뒤쪽을 쳐다봅니다. 카렌듈라가 쳐다보고 있는 쪽을 돌아보면 화사하게 웃고 있는 미스 유레이니아의 얼굴이 보입니다.
KP 노트 – 바깥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PC에게는 어깨 위에 유레이니아의 손이 올라옵니다. 두 사람은 유레이니아의 사무실로 조용히 함께 들어가게 됩니다.
“하던 이야기 계속 하셔도 좋답니다, 헬레나 클라크 선생님. 제가 부른 학생을 찾고 있었을 뿐이라.”
“왔으면 소리를 내.”
“학생들 앞에선 예의를 차리셔야죠. 참…, 알 만한 분이. 아무튼 PC는 제가 데려갈게요?”
생각해 보면 미스 유레이니아가 미스 카렌듈라에게 편하게 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미스 카렌듈라가 패밀리어이기 이전에 선생님이기 때문일까요. 미스 유레이니아는 PC를 향해 가까이 오라고 손짓합니다.
7/ 신경 쓰이는 친구
유레이니아를 따라 유레이니아의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미스 유레이니아는 간식거리와 함께 고도의 마법으로 봉인된 편지를 건네줍니다. 어제 PC가 전해주었던 편지의 답신이라며, 이후 시간이 날 때에 우체국 편으로 부쳐 달라고 부탁합니다. 급한 용건은 아니지만, 가급적 이번 주 안으로는 전해 달라나요.
KP 정보 - 미스 유레이니아가 로우드의 대변인 자격으로 요그 소토스의 교단에 보내는 답신입니다. 교단은 로우드의 운영에 관여치 말라는 내용입니다. 이 편지가 곧 후속 시나리오의 단초가 됩니다.
[교육 성공] 편지 겉봉에 적혀 있는 주소는 뉴턴 근처의 소도시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귀족의 저택 주소 같진 않은데….
PC가 사무실을 나서기 전 미스 유레이니아는 PC에게 KPC가 신경이 쓰이냐고 가벼운 물음을 던집니다. 유레이니아는 카렌듈라처럼 긴 조언을 하는 대신, 지금 PC가 하고 있는 고민은 어떻게든 잘 풀릴 거라는 격려와 함께 PC를 보내줍니다.
복도로 나오면 막 카렌듈라의 사무실에서 나온 KPC와 눈이 마주칩니다. 눈이 마주쳤으니 모르는 척 지나가기를 기다리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KPC는 오후의 훈련까지 특별하게 할 일이 없으니 도서관이나 기숙사로 갈 생각이었다고 말합니다.
함께, 혹은 혼자서 훈련이 시작될 오후 7시까지 자유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전날 도서관에 들르지 않았다면 이때 함께 가볼 수도 있고, 그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체국에 들러서 미스 유레이니아의 편지를 미리 부치고 와도 좋겠죠.
8/ 마수 모의 훈련
훈련을 준비하느라 부산해졌던 학교도 저녁 식사 시간을 전후해 조용해졌습니다. 다른 날보다 일찍 식사를 마친 학생들이 학년별로 모여 섰습니다. 미스 유레이니아는 학생들 앞에서 훈련을 도와줄 환각술사를 소개하며 거듭 당부합니다.
“여러분이 만나게 될 마수는 실제 마수의 형상을 재현한 환각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 환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1학년들을 위해 짧은 지팡이로 간단히 처치할 수 있는 마수의 환각 또한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직 패밀리어가 없는 마녀들은 필드를 전개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마법을 사용해서 마수를 퇴치할 때에는 반드시 패밀리어가 옆에 있는지 주시하기 바랍니다.”
1학년은 패밀리어 대신 임시로 짝지어진 파트너와 함께 다니게 됩니다. PC의 파트너로 배정받은 사람은 공교롭게도 KPC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면서 훈련 내내 함께 다녀야만 합니다.
학생 대표가 하늘로 불꽃을 쏘아올리고, 환각술사가 필드를 엽니다. 눈이 멀 듯한 빛은 흐트러져 사라집니다. 1학년들은 짧은 로드를 들고 주변을 면밀히 경계하며 마수를 발견하는 순간 선배 학년에게 알리는 역할입니다. 로우드 근처를 돌아보면서 훈련에 집중해봅시다.
모의 훈련은 다음과 같은 하우스 룰을 따릅니다. KPC와 PC는 4x4 크기의 정사각형 맵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PL에게 맵을 배부해주세요.
(포스타입에 이미지 자료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1. 네 개의 모서리 중 시작점을 정하고, 시계 방향, 시계 반시계 방향 중 한 방향을 고릅니다.
2. 1d4를 굴려 나온 눈금만큼 PC를 이동시키고 칸의 효과를 적용시킵니다.
3. [관찰] 혹은 [듣기] 판정으로 이곳에 마수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성공할 경우 확인, 실패할 경우에는 미확인으로 처리합니다.
4. 마수의 존재가 확인되었다면 1d4로 마수의 등급을 판정합니다.
1등급 – 마법으로 처치해야만 하는 마수입니다. 서둘러 고학년 선배들을 부릅시다.
2등급 – 1학년이 처치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마수입니다. 선배들에게 마수의 출현을 알립시다.
3등급 – 굳이 필드를 전개해야 할 필요까지는 없고, 짧은 길이의 스펠만으로도 해치울 수 있는 마수입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가지고 있는 로드로도 처치할 수 있습니다. 로드의 피해는 몽둥이, 소형과 동값입니다.
4등급 – 1학년도 체술로 간단히 해치울 수 있는 마수입니다. 마수의 출현을 알려도 좋고 해치워도 좋습니다.
1등급 마수 '자이언트 라바' 네 마수들 중 몸집이 가장 큰데다 가장 위험하고, 주의해야 하는 마수입니다. 거대한 촉수로 불특정 다수를 공격합니다. 체온이 유독 높아 마수의 주변에는 안개가 넘실대고, 길게 찢어진 입가에선 뜨거운 체액을 떨어뜨립니다. 근처에 가면 더위를 느끼게 됩니다. 가장 큰 약점은 행동이 굼뜬 점입니다. |
2등급 마수 '브라이튼 호스' 말을 닮은 마수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유난히 밝은 몸 색이 특징으로, 빛을 받으면 반짝거리기까지 합니다. 눈이 아플 정도의 빛을 내는 반짝임은 집중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네 마수들 중 가장 인간이 알고 있는 동물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호전적입니다. 공격할 틈을 노려 기습해 오기도 합니다. |
3등급 마수 '이블 페어리' 인간들을 곯리길 좋아하는 요정입니다. 요정치고는 크기가 다소 크고, 네 마수들 중 유일하게 마법을 구사할 줄 아는 마수입니다. 입이 걸다는 점도 상당히 유명한데, 이블 페어리를 상대하는 사람들은 변죽을 올리는 말에 집중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성가신 존재이므로 빠른 처치가 필요합니다. 근력 55 크기 30 민첩 50 건강 50 교육 30 지능 60 근접전(격투) 40% 회피 40% 매 턴 30%의 확률로 물리적 공격의 피해를 절반으로 경감하는 보호막을 펼칩니다. 체력 7, 피해 1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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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등급 마수 '섀도' 지능이 낮아 행동 패턴이 다양하지 않은 마수입니다. 이들은 숨고, 공격하고, 또다시 숨을 뿐입니다. 네 마수들 중 가장 행동이 빠르지만, 근본적으로 위력이 약한 마수라는 점과 전략적인 공격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사실 때문에 낮은 등급을 받았습니다. 공격자들이 모습을 감추기만 하면 공격이 끝난 것이라 판단하고 주변을 더 이상 경계하지 않습니다. 근력 50 크기 20 민첩 60 건강 50 교육 10 지능 10 근접전(격투) 20% 회피 35% 3턴에 한 번 20%의 확률로 은신합니다. 은신한 마수는 1턴간 찾을 수 없습니다. 체력 4, 피해 1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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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수를 처치하거나 마수 출현 정보를 알립니다.
6. 처치하기로 결정했다면, [교육] 판정합니다. 판정에 성공하는 경우 마수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어 보너스 주사위(ORPG 플레이라면 보너스 주사위 대신 1d10을 굴려 십의 자리를 바꿀 수 있다고 안내해주세요)를 얻습니다. 실패했다면 그대로 전투에 돌입합니다.
6-1. 부상을 입어 체력이 0으로 떨어졌다면 전력외 처리되어 의무실에 들르게 됩니다. 의무실에 들른 PC 혹은 KPC는 체력 1d4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6-2. KPC와 PC의 필드를 활용해 룰의 일부를 추가하거나 변형할 수 있습니다.
6-3. KPC 혹은 PC가 필드를 전개하고 마법을 사용하는 경우 스펠 1회당 마력을 4씩 소진합니다.
7. 한 바퀴를 돌면 훈련이 마무리됩니다.
8. 조건을 만족되면 해금되는 히든 룰이 존재합니다.
히든 룰 1 – 체술의 달인 조건 :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로드만을 사용해서 마수를 성공적으로 무찔렀다 근력 +5 보너스를 줄 수 있는 소지품을 보상으로 받습니다. 소지품의 종류는 KP가 결정해주세요. 히든 룰 2 – 훌륭한 마법사의 재목 조건 : 마법을 3번 이상 활용해 마수를 무찔렀다 정신력 +5 보너스를 줄 수 있는 소지품을 보상으로 받습니다. 소지품의 종류는 KP가 결정해주세요. 히든 룰 3 – 마수도 피해 가는 행운아 조건 : 마수와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행운 +5 보너스를 제공하는 소지품을 보상으로 받습니다. 소지품의 종류는 KP가 결정해주세요. 히든 룰 4 – 선배님!!! 조건 : 1등급 마수만 마주쳤다 민첩 +5 보너스를 제공하는 소지품을 보상으로 받습니다. 소지품의 종류는 KP가 결정해주세요. 히든 룰 5 –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조건 : 7턴간 한 바퀴를 돌지 못했다 7턴째에 펑! 하고 불꽃이 터집니다. 모의훈련이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돌아오라는 의미입니다. 왔던 길을 되짚어 귀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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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씩 짝지어 함께 다니던 학생들이 하나둘씩 제자리로 돌아오고, 마수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더 들려오지 않자 불꽃이 터집니다. 훈련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입니다. 선배들 몇은 아주 피곤해 보이기도 하고, 일부는 마수를 만나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평온해 보이네요.
인원을 세던 학생 대표는 미스 유레이니아에게로 뛰어갑니다.
“유레이니아 선생님,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이 넷 있습니다.”
“이상하네요. 귀환 명령이 떨어진 지는 꽤 되었는데….”
[듣기 성공] 어딘가에서 불길하게 그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짐승의 소리와 아주 비슷한 소리입니다.
그 순간 어딘가에서 높은 비명이 터집니다. 모두가 그쪽을 돌아봅니다. 미스 유레이니아의 표정이 충격으로 물들고 눈이 커질 대로 커진 환각술사가 얼빠진 소리를 냅니다. 모두의 이목이 몰린 곳에는 불길하게 넘실거리는 안개와 웬만한 사람 둘은 합친 듯한 크기, 그리고 차마 환각으로는 구현해내지 못한 체액을 입가에서 뚝, 뚝 떨어뜨리는 괴생명체가 보입니다. 형체를 보는 순간, 기괴한 형태의 촉수가 학생들의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실제 마수를 목격한 KPC와 PC는 [이성] 판정합니다. (1d4/1d6)
[교육 성공] 훈련을 준비하는 동안 미스 유레이니아가 나누어주었던 자료와 아주 똑같은 형태의…1등급 마수입니다.
[교육 실패] PC는 직감합니다. 저건 말로만 들었던 마수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환각술사는 분명히 필드를 닫았을 텐데요?
또 한 차례 비명이 울립니다. 마수가 촉수를 느린 속도로 휘두르고 있습니다. 정교한 조준이 불가능한 건지 학생들에게는 간신히 닿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입니다. 이대로라면 학생들을 공격하는 것도 시간 문제입니다. 좌중은 삽시간에 학생들의 비명으로 가득 찹니다.
…설마, 진짜 마수가 나타난 걸까요? 그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PC의 몸도, 머릿속도 얼어붙은 듯 굳어버리고 맙니다. [정신력] 극단적 성공 이상의 결과를 도출한다면 PC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으나 이외의 경우에는 곧바로 [듣기] 판정을 진행해주세요.
◇ 정신력 판정에 극단적 성공한 PC가 마수를 공격한다 – KPC가 큰 소리로 PC의 이름을 부릅니다. 미스 유레이니아가 곧바로 필드를 열고 마법을 사용합니다. 윗치인 PC가 필드를 전개하고 공격했을 경우 PC는 누군가가 필드에서 꺼내 주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다음 챕터로 진행해주세요.
◇ 정신력 판정에 극단적 성공한 PC가 다른 곳으로 도망간다 – 곁에 있던 KPC가 PC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 뛰어가기 시작합니다. 유레이니아가 PC의 뒤에서 “미스 카렌듈라를 데려오세요, PC!”라고 외칩니다. 다음 챕터로 진행해주세요.
[듣기 성공] 비명에 귀가 먹먹한 와중에도 지척에서 또렷한 말소리가 들립니다. 미스 유레이니아와 학생 대표의 목소리입니다.
“미스 카렌듈라는?”
“훈련에 불참한 학생들을 감독하고 계십니다, 선생님.”
“그렇군요. 비상 상황이니 서둘러 미스 카렌듈라를 호출하도록 하세요.”
KP 정보 – 주문이 필요하다면 맹렬한 독이여, 폐부까지 스미거라 정도로 외쳐 주면 됩니다.
다음 순간, 마수 주변의 공기가 뒤틀리듯 동요합니다. 미스 유레이니아의 목소리가 울린 찰나였습니다. 신입생들 가까이 접근해 오던 마수의 몸에 이질적일 정도로 푸르스름한 검은색이 번져나가더니 그대로 움직임이 멎습니다. 마수는 서 있던 땅에 고개를 처박으며 순식간에 절명합니다. 온통 거무튀튀해진 마수의 몸이 축 늘어지다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오그라들어 사라졌습니다.
미스 유레이니아는 마수의 몸에 나타난 것과 똑같은 색이 번지고 있는 땅을 내려다봅니다. 학생들 사이에 침묵이 번져나갑니다. 상황이 정리된 걸까요? 찰나 품었던 희망적인 예상은 PC의 바로 뒤쪽에 있었던 남학생들의 비명으로 깨어집니다.
PC는 [정신력]과 [지능] 판정을 차례로 진행합니다. [정신력] 판정에 실패하면 머릿속이 굳어 일시적으로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지능 어려운 성공] 미스 유레이니아가 방금 전 필드를 열었습니다. 지금의 미스 유레이니아에게는 미스 카렌듈라가 필요합니다!
[지능 성공] 그렇습니다, 또 마수가 나타난 겁니다. 환각술사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주저앉아있는 걸 보니 진짜 마수가 틀림없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지능 실패] 아, 어떤 생각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KPC와 PC가 카렌듈라를 부르러 간다면 다음 챕터로 진행됩니다.
3학년들 일부가 학교 건물 쪽으로 달려갑니다. 아마 미스 카렌듈라를 부르러 가는 거겠죠. PC가 행동을 정하지 못한다면 KPC가 갑자기 PC의 손을 잡습니다. KPC는 PC의 손을 잡고 전속력을 내어 마수가 나타난 곳 반대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워낙 갑작스럽게 달리기 시작하기도 했고, 달리는 속도가 너무 빨라 그만 넘어질 뻔했습니다. 방향 없이 달리다 장애물을 마주치고 수없이 주춤거리는 걸 보니 KPC는 정처 없이 도망을 가려는 게 분명합니다.
9/ 소란한 밤
◇ PC가 필드를 전개해 마수를 처리했다
마수는 PC의 주문을 듣고 맥없이 쓰러집니다. 주변에서 PC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지만 그 소리는 곧 다른 비명에 묻힙니다. KPC가 PC 앞으로 뛰어옵니다. KPC는 혼란과 충격이 뒤섞인 표정으로 PC를 바라봅니다.
“PC, 너 패밀리어도 없으면서 어떻게 그래? 위험하잖아!”
미스 유레이니아가 긴 문장을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더 먼 곳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PC의 눈에는 주변의 풍경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PC의 눈앞에는 KPC가 유독 도드라진 형태를 가지고서 서 있기 때문입니다.
KPC가 PC를 설득해 필드에서 꺼내주세요. PC는 의무실로 가게 되고, 잠에 빠집니다. 다음 챕터로 넘어갑니다.
◇ 카렌듈라를 부르러 갔다
분명 미스 카렌듈라는 훈련에 불참한 학생들을 감독하고 있다 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무실에는 안 계시겠죠. PC에게는 미스 카렌듈라가 있는 곳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 4회가 주어집니다. 4회 안에 미스 카렌듈라를 찾아 미스 유레이니아 앞으로 데려갑시다.
둘러볼 수 있는 곳은 기숙사 / 도서관 / 교실 / 살롱 / 공터 / 의무실 / 교장실입니다. 미스 카렌듈라는 학생들에게 마수 이론을 가르치기 위해 교실에 있습니다.
- [행운] 다이스 판정에 성공하면 미스 카렌듈라가 있는 곳을 곧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 [아이디어] 판정에 성공하면 미스 카렌듈라가 소란을 잘 감지하고 나타난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특정 장소에서 큰 소리를 내면 미스 카렌듈라가 달려옵니다. 다만 [아이디어] 판정 실패 시에는 기회 2를 소진합니다.
- KPC 혹은 PC의 필드 속성이 탐지라면 필드를 전개해서 미스 카렌듈라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KPC나 PC가 윗치라면 누군가가 필드에서 꺼내 주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 PC가 필드를 전개해 마수를 처리했다를 참고하여 진행해주세요.
- 4회에 모두 실패했다면 시간이 없습니다. 미스 유레이니아의 곁으로 돌아가 다른 선배들에게 부탁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안내해주세요. 교실에 있는 카렌듈라를 무사히 찾았다면 다음 스크립트로 진행됩니다.
교실 근처로 가니 불이 켜져 있는 교실에 모여 앉은 학생들과 미스 카렌듈라의 모습이 보입니다. 미스 카렌듈라는 복도를 달려오는 PC를 보고도 크게 나무라는 표정이 아닙니다.
“무슨 일이지? 위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카렌듈라에게 유레이니아가 필드를 열었다고 말하면 미스 카렌듈라는 들고 있던 지팡이를 놓고 교실 밖으로 뛰어나옵니다. PC의 곁을 스쳐갔을 때에 문득 본 안색이 창백했습니다. 조금 더 사정을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 미스 카렌듈라는 그마저도 필요 없다는 듯 복도 너머로 달립니다. 교실에 앉아있던 선배 중 몇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또 그러셨나 보네. 필드를 꼭 열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 미스 카렌듈라가 없어도 필드 여는 거.”
선배는 이런 일이 몇 년 전부터 종종 있었다고 말해줍니다. 위급한 상황이 되면 패밀리어가 없는 곳에서도 서슴없이 필드를 연다는 겁니다. 미스 유레이니아가 필드를 열 때는 학생들이 처리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마수가 나타나거나 학생들이 목숨의 위협을 받을 때이며, 그럴 때마다 주저 없이 필드를 열었다는 정보 또한 함께 전합니다.
“내가 패밀리어였으면 정말 화가 나서 다시는 안 보고 싶을 텐데, 그런데도 지금까지 잘 지내시는 걸 보면 신기해.”
미스 유레이니아가 지금까지 로우드의 선생님으로 있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 때마다 미스 카렌듈라가 어김없이 곁으로 와 주었다는 의미겠지만, 이런 상황이 있을 때마다 뒤늦게 소식을 전해듣는 미스 카렌듈라의 심정은 어떨까요? 미스 카렌듈라가 이렇게 소식을 전해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미스 유레이니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마법사는 없을 겁니다. 두 분은 이런 점까지도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마수가 나타났던 곳으로 돌아가면 막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 보입니다. 이제 비명을 지르는 학생들은 없고, 마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스 유레이니아의 몸을 부축한 미스 카렌듈라가 목소리를 높입니다.
“훈련을 종료한다. 오전 수업 일정에 변동 사항이 있다면 밤이 되기 전까지 통지하겠다. 이곳에 모인 전원, 지금 당장 휴식을 취하도록.”
마수가 나타난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서둘러서, 억지로라도 휴식을 취합시다. 다음 챕터로 넘어갑니다.
◇ KPC와 함께 도망을 갔다
해는 졌습니다. 빛 없는 주변은 그저 어둑할 뿐입니다. 무턱대고 다른 사람들의 집을 빌릴 수는 없습니다. 정처 없이 달리던 우리는 어두운 동굴 하나를 찾았습니다. 위험한 동물의 기척도 없어 보이고, 밤의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인 것 같으니 더 안전한 곳을 찾기 전까지는 이곳에 머무르는 게 좋겠습니다.
KP 정보 - KPC가 필드를 전개할 수 있도록 KPC의 필드 종류에 어울리는 상황을 만들어주세요. 아래는 불을 다루는 마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동굴에서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밤을 보내려면 불이 필요한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본들 불 피울 만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기온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날이 따뜻하다 한들 불도, 덮을 것 하나도 없이 밤을 보내서는 안 될 일입니다. KPC가 PC의 이름을 부릅니다.
“불이 필요해.”
PC 또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KPC는 곧바로 본론을 꺼냅니다.
“PC. 내가 지금 마법을 사용하면 꺼내줄 거야?”
마녀를 필드에서 꺼내줄 수 있는 사람은 패밀리어 뿐입니다. 이 말을 계기로 패밀리어 이야기를 조금 더 해도 좋습니다. KPC가 필드를 열어 모닥불을 만든 다음 PC가 KPC를 꺼내주며 패밀리어가 되어도 좋고, PC가 마법을 사용하는 것만큼은 안 된다고 막는다면 대용품(초 혹은 누군가 쓰다 만 등불 등)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 줍시다. 해가 뜨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니 그 때까지 충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오늘을 무사히 날 수 있을까요? 내일도 수업이 있는 날인데, 다시 해가 뜬다면 학교까지 가는 길을 무사히 찾을 수 있을까요. 패밀리어란 대체 뭘까요. 오늘 일어난 일이 너무 많아 잠은 쉽게 찾아들지 않지만, 우리는 새벽을 날 때까지 서로 체온을 빌리기로 합니다.
10/ 로우드의 아침
오전 수업은 결국 취소되었지만 미스 유레이니아는 KPC와 PC를 사무실로 호출했습니다. 유레이니아의 사무실에는 피로해 보이지만 형형한 눈빛을 하고 있는 미스 유레이니아와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미스 카렌듈라의 모습이 보입니다. 미스 유레이니아가 건강을 회복한 것 같아 다행이지만…두 분이 나란히 서 있으니 어쩐지 뒷목이 뻣뻣해집니다.
※ 유레이니아는 KPC와 PC가 위험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호출한 것입니다. 소란한 밤 챕터에서 KPC/PC 중 한 명이 필드를 열지 않고 도망도 치지 않았다면 카렌듈라를 불러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부른 것이라고 개변해주세요. KPC와 PC가 소서러일 때에도 감사의 의미로 부르게 됩니다.
1/ “아무리 마수가 가까이 있었다 해도, 무단으로 필드를 열고 전개한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에요. 그렇지요?”
“네가 할 소린 아닌 것 같다, 소피.”
“조용히 하세요. 지금은 제 제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2/ “도망친 걸 탓할 생각은 없답니다. 마수를 눈앞에 두고 두려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하지만…패밀리어도 없는 마녀가 필드를 열어버리는 위험한 일을 저지른 책임은 물어야겠죠. KPC, 죽을 수도 있었어요?”
미스 유레이니아는 두 사람에게 징계를 받을 준비가 되었냐고 묻습니다. 두 사람의 대답을 들은 미스 유레이니아는 징계의 내용을 말하는 대신 라벤더 차 두 잔을 내어줍니다. 영문을 모른 채 미스 유레이니아를 올려다보고 있자니, 예의 화사한 미소를 짓고 있는 유레이니아가 유한 투로 말합니다.
“하지만 미스 카렌듈라가 두 분의 징계를 원치 않으시는군요. 그러니 독단에 대한 책임은 더 묻지 않겠어요. 오늘은 오후에도 수업에 참여하는 대신 운이 아주 좋았다는 걸 명심하시고 근신하면서 푹 쉬도록 하세요.”
듣고만 있던 미스 카렌듈라도 한 마디 합니다.
“아무튼 둘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결과적으로 다 잘 되었으니 다행이지…. 하지만 나도 어제와 같은 사단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내 패밀리어를 말릴 자신이 없기도 하고, 내 패밀리어도 아닌 너희를 감쌀 이유 또한 없으니 마음대로 하거라.”
◆ 선생님들과 차를 조금 더 마셔도, 곧바로 사무실에서 나와도 좋습니다. PC가 사무실을 나서려 하면 미스 유레이니아가 PC를 부릅니다.
“아, 참. PC. 부탁한 일은 마무리했지요?”
[지능 성공] 미스 유레이니아가 부탁한 일이라면 분명 편지를 전달해 달라는 이야기였죠. 미스 유레이니아는 편지를 전달하지 않아도 이번 주 안으로만 전해 주면 된다고 당부하며 PC를 보내줍니다.
우리는 미스 유레이니아의 사무실에서 나옵니다. 몸에 자연히 들어가 있던 긴장이 서서히 풀립니다. 새삼스럽게 곁에 서 있는 KPC에게로 시선이 가 닿습니다. 그제만 하더라도 이렇게 마주보고 있을 줄은 몰랐던 KPC에게요. 그리고 우리는…한 번 더 예감합니다. 로우드에 와서 겪었던, 겪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겪을 가장 큰 사건을 꼽으라면 바로 너와의 만남일 거라는 사실을.
END. 아주 평범한 만남
※ 후속작(2부)의 정보를 포함합니다.
PC가 보낸 유레이니아의 답신은 요그 소토스의 교단에 도착합니다. 마법사들이 마지막 경고도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인 사교도들은 분개합니다. 사교도들은 은혜를 잊은 마법사들에게서 마법을 회수하리라 다짐합니다. 지금은 빛이 바랬다고는 하나 마법을 처음 발명한 것은 교단이니까요.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다름아닌 로우드의 폐쇄입니다.
이번 협박장으로 위협을 인지한 로우드의 선생님들도 사교도들의 행동을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습니다. 3학년들을 위주로 비밀 단체 크로노스를 만들어 비밀리에 요그 소토스의 교단을 조사하기 시작한 로우드는 교단이 마법을 수상할 정도로 심도 깊게 다루고 있으며, 마수를 사육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합니다. 국왕은 크로노스에 소속된 학생들로 하여금 교단을 조사하라는 왕명을 내립니다. 크로노스 소속 학생들은 사교도들이 위험한 일을 꾸미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입수해 시에라에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미스 유레이니아는 2학년이 된 KPC와 PC에게 크로노스 합류 의사를 묻습니다. 말이 의사를 묻는 것이지, 왕명이 내려진 일이므로 따라야 합니다. 두 사람은 두 명의 사교도와 마주친 적이 있기 때문에 사교도들에게 신원이 어느 정도 파악된 상황입니다. 미스 유레이니아가 두 사람에게 권유를 한 것도 두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KPC와 PC가 크로노스의 일원이 된 상태로 2부가 시작됩니다.
윗치 로지아와 쌍둥이 술사의 정보는 후속작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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